힘들었던 나날들. (뇌성마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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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민엄마
조회 825회 작성일 22-04-2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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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이는 선천성으로 식도부분에 문제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였다. 


기도와 식도를 막는 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우유가 매번 폐로 넘어갔지만 생후 직후에 발견하지 못하고 

2개월경 아이의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이러한 병을 알게 되었다. 


병원에 입원했던 당시 폐렴 증세가 상당히 심각하였고 

병원에서조차 정민이의 병을 쉽게 발견하지 못하여 

인큐베이터와 소아 중환자실에서 어려운 날을 보냈다.


정민이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치료를 위한 선과 호스들로 

아이를 제대로 한번 안아볼 수도 없었으며 

하루에도 수 차례 검사 때문에 정민이와 지켜보는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하였다. 


퇴원 이후에도 입으로 우유를 먹이지 못하게 하여 

코에 호스를 연결하여 우유를 직접 넣어주다가

8개월경에 호스를 떼고 입으로 먹기 시작했다.


정민이가 병원에 있는 동안 아이의 발달 상태는 

입원하기 전과 비교하여 거의 달라진 점이 없었다. 


즉, 8개월 경에 퇴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발달 상태는

아직 기지도 못하고 겨우 몸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였다. 


입원했을 당시에 뇌에 이상이 있을까 의심되어 MRI검사를 하였고 

퇴원한 이후에도 다시 한 번 해보았지만 

뇌에서는 어떤 이상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이 너무나 더디어서 

돌 잔치에서도 혼자 제대로 앉을 수가 없어 

겨우 의자에 앉혀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는 정민이의 눈동자를 보면 매우 까맣고 초점이 정확했는데 

퇴원 이후로 눈동자가 희미해지고 사람과 눈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또한 음식물을 씹을 줄도 모르고 12개월 이후에도 기어다니지 못하여 

가족들의 걱정과 근심은 하루하루 쌓여갔고 

어떻게 하면 정민이가 자기 또래 아이들처럼 자랄 수 있을까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아이가 입원하기 전에는 배밀이도 하고 

목도 어느 정도 가눌 정도로 발달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가족들은 아마 병원에서 아이가 많이 놀라고 힘들어서 

발달이 늦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아이의 상태가 나아질 수 있으리라 희망을 가졌다.

 

두 돌이 되어도 아이가 서지도 못하자 정민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소아 정신과로 가장 유명하다는 박사님을 찾아가 

상이라도 발견되지 않을까 조바심 내면서 가능한 검사는 모두 다 하였다. 


하지만 그 유명하신 박사님이 여러 검사 결과 

내린 결론은 '기다려보자'뿐이었다. 


아무 이상도 발견되지 않으니 

재활 치료를 열심히 받으면서 기다려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했지만 한편으로 이상이 없다는 소리에 안도하며 

재활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아이의 신체 발달을 도와주는 물리치료와 

정신 발달을 도와주는 작업치료를 큰 종합병원 두 곳에서 받았고, 

유명한 물리치료사가 있다는 소식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다니면서 

정민이가 빨리 서고 걷기를 온 가족이 모두 바랬다.


발달이 늦은 아이에게 수영이 좋다는 소리에 

1월경에 수영을 이미 시작한 상태였고 

두 병원에서의 재활치료와 개인치료사에게 물리치료를, 

또한 인지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집으로 선생님이 오는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하였다. 


따라서 정민이의 일주일은 하루도 집에 제대로 있는 날이 없고 

하루에 최소한 두 군데 이상의 곳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민이를 위해서 그렇게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가족들의 생활과 몸이 말이 아니었다. 


매일 매일을 정민이에게만 신경을 쓰다 보니 

가족들은 모두 지치고 15kg가 넘는 아이를 안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다른 정상적인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보다 몇 배의 힘이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치료하고 또 치료했지만 

정민이의 발달 상태를 그리 좋아지지 않았다. 


신체적으로나 인지적으로나 치료 전과 비교하여 그다지 큰 차이점이 없었다. 

물론 아이가 성장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발달 변화는 있었지만 

치료의 공에 비하여 너무나 성과가 없었다. 


그래도 병원에서 재활치료는 꾸준히 해야 된다는 말에 

언젠가 좋아지겠거니 하고 열심히 치료에 임했다. 


또 올해 3월부터는 복지관에서 정민이와 같은 아이들을 모아서 

그룹지도 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다닐 예정이었다. 

정민이를 위해 해볼 수 있는 것은 모두 했지만 그다지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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